인천도보여행 - 100년의 발자취
2010/04/30
얼마 전 두권의 책을 봤습니다
"대한민국 걷기 좋은 길 111"
저자 한국여행작가협회 / 출판사 열번째행성
"대한민국 가족여행지 다모였다."
저자 최미선.신석교 / 동아일보사
"대한민국 걷기 좋은 길 111" 은 회사 동료가 읽어 보라며 권했던 책입니다.
책보고 좋은 곳이 있으면 가보자고 ...
"대한민국 가족여행지 다모였다"는 와이프가 사서 읽어보라고 한 책입니다.
두 책 모두 읽으면서 서울에서 가까운 곳에 뭐 없을 까를 찾아 보니 인천이 나왔습니다.
또 "드래곤포토"님이 여행하신 글을 보니 더더욱 가보고 싶어졌습니다.
먼저 필요한 부분을 프린트해서 준비하고 드래곤포토님 글을 꼼꼼히 읽어 보며 볼 곳을 정했습니다.
차이나 타운을 구경하고 공화춘에서 자장면을 맛보고 자유공원 근처를 쭈욱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검색을 해보니 자유공원에 벚꽃이 활짝 핀 사진들이 자주 보여 때는 훨씬 지났지만 살짝 기대를 해봤습니다.
근대건축물들, 홍예문, 내리교회, 내동교회, 답동성당을 보고 동인천에서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을 보면 얼추 저녁이 될테고 그러면 화평동의 세숫대야 냉면까지 맛보고 오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도착해서 구경을 하니 생각했던 경로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우왕 좌왕하며 계획대로 다니지를 못했습니다. 좀 더 큰지도를 하나들고 다녔어야 하는 건데 좀 아쉬웠습니다.
몇 곳은 빼먹어서 아쉬웠고 오래 걸릴 줄 알았던 도보 여행은 생각 보다 짥게 끝났습니다.
정말 꼼꼼히 훑었는데도 말입니다.
그래서 월미도를 추가해서 버스를 타고 그곳을 구경하고 한국이민사박물관까지 찾아 간 후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9시30분에 나와서 저녁 6시에 집에 돌아 올 수 있으니 하루 여행으로는 딱 좋은거 같습니다.
차이나타운거리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였습니다. 수영장도 갔다오고 병원에서 정기검진도 받고 그리고 여행가방을 챙겨서는 길을 나섰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인천역에 도착해서 보니 지하철이 끊겨 있는게 보입니다. 인천선 끝까지 온 것입니다. ^^
왠지 모를 기대감에 신발끈도 다시 묶고 화장실도 갔다 오고는 본격적으로 카메라를 꺼내 들었습니다.
인천역 바로 앞에 보이는 제1패루를 시작으로 인천도보여행은 시작된 것입니다.
패루란 비슷한 업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 살던 동네인 방(坊)의 입구에 세웠던 대문을 말합니다.
제1패루는 2000년 웨이하이시가 기증을 했다고 합니다.
제1패루를 지나 오르막길을 오르는데 바로 중국의 빨간 물결이 펼쳐지면서 이곳이 차이나타운이구나 하는걸 실감하게 했습니다.
얼마 전에 가본 상하이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여기 저기 구경하며 오르니 얼마 안되 자장면거리가 나오고 멋진계단을 만났습니다.
"이건 뭘까???"
인터넷이랑 지도를 열심히 보고 왔는데 막상 닥치니 머리가 하얗게 되고 어디가 어딘지 전혀 모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높은 곳에 오르면 뭐가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올라 갔는데 제2페루가 나오는 것입니다.
"어라 이건 아닌데..."
제2페루 위의 모습은 벚꽃이흩날리고 사람들이 산책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일단 여기 까지 올라 갔으니 좀 더 올라가 보기로 했습니다.
올라가 보니 자유공원이네요
지도로 보던 것 보다 실제 거리는 상당히 짧았던 것입니다.
기왕 올라간 김에 자유공원을 보기로 했습니다.
한미수교100주년기념탑과 자유공원
서울은 이미 벚꽃이 지고 없었는데 인천은 여전히 벚꽃이 남아 있었습니다.
벚꽃이 한참 피기 시작할때 왔었으면 엄청난 장관이었을 거 같습니다.
자유공원은 최초의 서구식 공원으로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킨 맥아더 장군의 공로를 기념하기 위해 그의 동상을세우면서 공원 이름도 자유공원으로 바꿨다고 합니다.
얼마 안되는 곳에 한미수교100주년기념탑이 있는데 이 탑은 한미수교 100주년을 기념하고 두나라의 우호를 더욱 돈독히 하기 위하여 1982년에 건립되었다고 합니다.
외형은 돛을 형상화 시켜 인간,자연, 평화, 자유를 상징하는 8개의 탑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탑 가운데 조형물이 보이는데 흡사 세끼 손가락을 꼬옥 걸면 약속을 하는 형상입니다.
1982년이면 전두환 시절인데 미국이 걱정 되었나 봅니다.^^
이곳을 지나면 자유공원네 팔각정이 보입니다. 팔각정에 오르면 저 멀리 월미도도 보이고 바다냄새 가득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팔각정을 지나 조금 더 걸으니 시야가 뻥뚫리며 넓은 자유공원 광장이 보입니다.
배모양의 관망대도 보이고 그곳에서 인천 앞 바다를 구경했습니다.
맥아더장군상 있는 곳에는 이쁜 꽃들이 덮혀 있고 소풍나온 유치원 아이들이 모여 앉아 있습니다.
귀여운 아이들을 보니 집에 있는 주니, 리니도 생각납니다.
다음에는 함께 오면 좋을거 같네요.
주변을 좀 더 둘러 보고는 어디로 갈까 하다가 올라왔던 곳이 아쉬워 원래 길로 돌아 가기로 했습니다.
공화춘, 삼국지거리
원래 계획은 인천에 도착하자 마자 공화춘에서 자장면을 먹을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길을 잘못들어 자유공원을 구경하다 보니 어느덧 점심시간이 된 것입니다.
공화춘 건물을 보니 일반 중국집이라기 보다 연회석이 있는 큰 레스토랑 분위기입니다.
그 화려함과 규모에 눌려 다른 곳 갈까 고민하다 그래도 인천에 차이나타운을 왔으니 꼬옥 공화춘에서 자장면을 먹고 싶었습니다.
일단 들어 가니 2층을 안내해 줬는데 한참 점심시간에 네명이 앉을 테이블에 혼자 앉아 자장면 한그릇 먹으려니 미안했습니다.
그래서 7천원짜리 유니자장을 시켜서 먹어 보았습니다.
요즘은 자장면 맛은 어디든 비슷한거 같고역사와 가치를 맛본 기분이라 뿌듯했습니다. ^^
참고로 공화춘은 20세기초 개화기에 중국인들이 인천항을통해 인천에 자리를 잡으면서 생겨난 우리나라 최초의 중화요리 전문점입니다. 이곳에서 처음으로 메뉴에 자장면을 포함시키면서 널리 보급되기 시작했습니다. 구)공화춘은 현재 자장면 박물관으로 변경이 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배를 채우고는 다시 도보여행을 시작했습니다.
벽에 그림만 봐도 삼국지를 다 본다는 삼국지 거리를 지나 차이나타운 이곳 저곳 구경을 했습니다.
얼마 안되는 곳에 조계지 계단이 보입니다.
조계지는 일정 지역범위 안에 외국인전용 거주지역을 설정해 그곳의 지방행정권을 외국인에게 위임하는제도로 이계단의 좌우를 구분해서 오른쪽이 청, 왼쪽이 일본의 조계지였다고 합니다. 이 계단 주변에 건물들을 볼때 그걸 떠올리며 보면 새롭게 보입니다.
공자상은 2002년중국 칭다오시에서 기증한 유교의 개조(開祖) 공자의상이 바다를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길거리에서 파는 꽈배기랑 공갈빵, 전병 등을 사먹는 재미도 솔솔합니다.
근대건축물거리
구)인천 일본제일은행지점은 1883년 11월 일본의 제일국립은행 부산지점 인천 출장소로 출발, 1909년한국은행인천지점으로 바뀌었습니다. 현재최초사박물관으로활용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그외 구)인천 일보18은행지점은 "인천개항장 근대 건축물 전시관"으로 2006년 재탄생했습니다. 이 곳을 방문하시면 각 시대별건축물을 영상과 실사, 모형 등으로 꾸며 개항당시 인천과 중구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또 안내 책자를 받아 볼 수 있는데 자세한 설명이 포함되어 있으며 더불어 인천도보여행에 유용한 지도가 있습니다.
그 지도가 참 유용하니 꼭 방문하시어 참고하세요.
구)일본58은행은 프렌치 르네상스 양식의 2층 건물로 2층 발코니 형식이 이국적입니다.
구)일본58은행을 지나 구)인천우체국까지구경하고 다시 홍예문으로 향했습니다.
뽀야, 홍예문
드래곤포토님의 글 중에 뽀야를 보고 꼬옥 가보고 싶어 두리번 두리번 거리며 찾았습니다.
뽀야는 병뚜껑을 이용해 건물벽면과 실내장식을 한 예쁜 카페로 텔레비젼에도 몇번 나온 집입니다. 너무 이른 시간이고 혼자라 들어가 보지는 못했지만 이곳을 지난다면 꼭 구경하고 가세요.
홍예문은 무지개처럼 생긴 문이란 뜻으로 인천 시내 남북간 교통 불편을 해소한다는 명문으로 일본공병대가 1906년에 착공, 1908년에 준공했습니다.
개항장 남북간 교통불편이 해소되었지만 일본인의 거주공간이 확장되는 계기도 되었다고합니다.
항상 홍예문 사진에 보면 여고생들이 눈에 띄는데 바로앞에 인성여고가 있어서 그러네요.
내리교회
내리교회는 우리나라 감리교회 중 가장 먼저 창립된 교회로 110여년의 긴 역사를 지닌 교회입니다.
다른 분들 블로그에 보면 모두 내리교회의 멋진 사진을 담아 왔길레 저도 내부에 들어 가 보고 싶어 경비실에 물어 보고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안에 일하시는 분이 친절하게 알려줘서 자세히구경할 수 있어 너무 감사했습니다.
교회가 크기도 하지만 참 이뻤습니다.
대한성공회 인천 내동교회
내동교회는 한국에서 최초로 건립된 성공회 성당입니다.
돌아 돌아 돌아 내동교회에 다달았는데 안에가 굳건히 잠겨있어 외부만 구경하다 돌아 왔습니다.
안에를 보지 못해서 그런가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답동성당
벽돌조 고딕식 건물로 1890년대에 건축된 서양식 근대건축물 중 하나입니다.
한국 전쟁때 훼손되 부분은 모두 복원되었고 1979년에는 창문에 스테인드글라스를 설치하는 등 그 위용과 아름다움으로 개항기부터 한국의 역사적인건축물로 꼽혀왔습니다.
성당의 휘영 찬란한 스테인드 글라스와 멋진 건축물은 먼 길을 찾아갈 만큼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꼭 방문해 보세요.
꼼꼼히 다 구경하고 싶었는데 나중에 지도를 다시 보니 구)공화춘, 한중문화관,제3패루, 구)제물포구락부,인천시역사자료관 등을 빼먹었습니다.
신포문화의 거리와 재래시장은 이번 도보 여행에서 제외시켰습니다.
요번에 못 본 것들이 있어 다음에 또 와봐야 할까 봅니다.
인천과 동인천 사이는 이정도를 구경하고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과 화평동 세숫대야 냉면을 먹으러 가기로했습니다.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에 가면 우리나라 70, 80년대를 만났을 수 있습니다.
70,80년대면 제가 어렸을 땐데 이곳에 가면 그 옛날의 기억이 오버랩됩니다.
저희집도 부자가 아니어서 이런 모습이었습니다.
이곳을 보다 보면 우리나라가 참 짧은 시간에 어마어마하게 바뀌었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개항 후 조선의 역사는 제 할아버지, 할머니의 기억에 자리잡고 있었다면 이곳은 제 아버지와 저의 기억속 공간 같습니다.
아마도 애들과 오면 할 얘기는 많을 거 같은데 안 믿어 줄거 같습니다.
제가 나이가 많이 든건간요^^
우리나라 너무 빨리 발전하는 거 같습니다.
이곳 입장료는 500원으로 상당히 저렴합니다.
주말에 애들과 함께 하면 참 좋을 거 같습니다.
화평동 세숫대야 냉면
이곳까지 구경하고 나니 시계가 얼추 3시를 넘어서는 거 같습니다.
이런...
제 생각엔 한 5시나 되야 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생각 보다 금방 왔네요
아까먹은 자장면이 푸짐했는지 배도 안꺼졌는데...
아무튼 여기까지 왔는데 한젓가락을 먹더라도 세숫대야 냉면을 맛보고 가야죠.
유명한 냉면집 중에 아저씨 냉면과 할머니 냉면 어디를 가볼까 하다 할머니 냉면으로 저하고 이동했습니다.
역시나 혼자서 먹는건 좀 뻘줌합니다. ^^
주문하자마자 5분이 안되서 나오는 빠른 스피드와 친절한 서비스를 보여 주십니다.
그리고 첫번째 젓가락~~~
오 싸고 양만 많다고 유명한건 결코 아니었습니다.
맛있습니다.
제 입맛에 딱이네요
제가 배가 불러서 그렇지 배만 고팠으면 무한 사리를 달라고 할뻔했습니다.
동인천역에서 가까이 있으니 꼭 들러서 드셔보세요~~~
월미도 산책
원래 계획은 냉면 먹고 집에 가자였는데 시간이 4시가 안되었습니다.
그래서 인천 마저 돌자고 작정하고 월미도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10여분 가니 도착하네요.
중고등학생들 학교 안가고 땡땡이 쳤는지 놀이 기구 타면 질러 대는 소리가 여기저기 들립니다. ^^
데이트 하러 나온 남녀도 보이고...
혼자 카메라 하나 메고 돌아 다닐려니 왠지 어색해집니다.
바다와 갈매기를 구경해 주고 저 멀리 대관람차가 보입니다.
움 뭘까?
월미랜드라고 써있는데 기존에 있던건지 새로 생긴건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새단장을 했는지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색이 이뻐 두루 두루 사진을 찍어 줬습니다. ^^
월미도 카페, 횟집 등 간판 이름을 보면 홍대가 떠오를 만큼 재밌는 곳이 많습니다.
월미도 가시면 간판도 관심을 가지시고 보세요^^
한국이민사박물관
2003년 미주 이민 100주년을 맞아 우리 선조들의 해외에서의 개척자적인 삶을 리리고 그 발자취를 후손들에게 전하기 위해 설립된 박물관입니다.
현재는 한시적으로 무료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관람시간 : 09:00 ~ 18:00 17:30까지 입장
휴 관 일 : 매주 월요일(단 공휴일인 경우 제외), 공휴일 다음날, 1월 1일
네개의 전시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 제1전시실 : "미지의 세계로"
- 제2전시실 : "극복관 정착"
- 제3전시실 : "또 다른 삶과 구국 염원"
- 제4전시실 : "세계속의 대한인"
이곳은 다시 1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 갑니다.
우리나라 선조들 참 고생 많이 하셨네요
못 살고 가난한 나라에서 머언 이국땅에 말 못하고 낯선 곳에 힘겨운 삶이 보입니다.
그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는 참 행복한것 같습니다.
인천은 외래 침략과 더불어 외래 문물이 들어 오는 곳으로 도심 여기 저기 많은 역사가 담겨 있습니다.
개항기와 일제의 침략이 머언 과거가 아니고 불과 100년 전이고 돈 벌러 배를 타고 간 것도 100년 전 일입니다.
30여년 전에 살던 달동네 풍경을 보니 그것 조차도 머언 과거가 된 듯 합니다.
컴퓨터가 보급되고 또 56k 모뎀 샀다고 좋아 했던게 불과 10년전인데 참 빨리 많이 변하는 거 같습니다.
노트북도 이제 구형이 되서 아이패드나 사야 인정을 받으니...
앞으로 10년 후 20년 후에는 어떻게 바뀌게 될까요?
돌아 가는 발걸음이 무겁고 힘들어도 즐거운 여행이었습니다.
하루 동안 지난 100년을 돌아 보았으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