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막계곡에서 1박 2일 야영
차에 짐을 잔뜩 싣고 아침 7시에 동막계곡으로 향했습니다.
서부 간선 도로 반대편 차도는 벌써 주차장을 방불합니다.
막힘없이 자유로로 빠져서 쭈욱 연천 동막계곡 까지 가는데 근 100km 가는 동안 차는 딱 세번 멈췄습니다.
교통신호가 거의 없는 길이네요.
네비게이션에 동막계곡에 도착했다는 안내를 들으며 상류로 상류로 이동했습니다.
일단 어디에 텐트를 칠지 결정을 해야 하니깐요...
한 20여분 천천히 오르다 보니 마지막에 군부대에 막혀 버렸습니다.
다시 U턴해서 오던 길 중 마음에 드는 곳에 멈춰섰습니다.
와이프는 근처에 텐트 칠 때를 찾아 보기로 했고 저는 야영장을 알아 보기로 했습니다.
야영장 앞에 물가가 참 잘 되어 있어서 알아보았는데 오늘은 예약이 다 차서 없다고 하네요.
이런 극 성수기에는 야영도 예약 하지 않으면 안되네요.
가격이라도 알고 싶어 물어 보니 3만원이랍니다. 생각보다 비싸네요. 1만5천원 ~ 2만원 정도 생각했는데^^
일단 더 찾아 다니는 것도 힘들고 그래서 다리 근처에 텐트를 쳤습니다.
와이프랑 둘째처제는 식사를 준비하고
주니와 리니는 물가에서 놀고
저와 세째처제는 텐트를 치기로 했습니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왜 텐트는 이다지 어렵게 만들었을 까요?
한참을 낑낑 거리며 몇번을 반복하고 나서야 겨우 완성 되었습니다.
그나마도 땅에 돌뿌리가 많아 눕기도 어렵네요.
습기도 많이 올라오고
과연 하룻밤을 무사히 보낼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막상 텐트를 치고 보니 드는 생각이 야영은 역시나 야영장에서~~~
야영장을 이용해야 하는 이유
- 화장실이 있다.
- 수돗가가 있다.
- 평평하고 텐트 치기 좋은 곳이 있다.
- 그외 편의 시설이 있다.
만약 야영장을 이용하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자연 환경을 해칠 수 밖에 없을 거 같습니다.
- 설겆이는 어디서??? 내가 설겆이 하고 세수하고 이 닦은 물이 하류로 하류로 내려 갑니다. 그래서 휴지로 1차로 닦고 행구기만 했는데 그래도 왠지 자연을 홰손하는 느낌입니다.
- 볼일은 어디서 볼거며
- 음식물 쓰레기는 어쩔건지...
우리는 그나마 야영장 근처라 조금 나았고 다 쓰러져 가는 간이 화장실도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론 반드시 야영장을 찾아 볼까 합니다.
암튼 자연 보호는 사람이 건드리지 않는 것이 최선 같습니다.
이정도는 되야 야영이다.
단지 텐트와 고기 구워 먹는 그릴 하나 준비해서는 야영이 즐거울 수가 없습니다.
흙바닥에 앉거나 돌 하나에 엉덩이를 걸치고 먹어서는 여간 고역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일단 주변에 야영객의 모습을 보니...
물은 정수기에서 사용하는 15L 생수통을 통으로 들고 와서 사용하고 있고
가스는 버너가 아닌 가스통을 통째로 들고 왔습니다.
탁자와 의자는 기본 물위에서 쉴 수 있는 의자set 까지 있으니 완벽해 보입니다.
그릴의 크기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아이스박스의 크기도 저희처럼 작은 가방 두개가 아니고 무슨 냉장고 만한걸 들고 왔네요.
흡사 집에 있는 모든걸 들고 온 거 같습니다.
세피아나 아반떼로는 엄두도 안 날 짐들입니다.
몇 가족이 짐을 나누어 함께 놀러 와야 가능한거 같습니다.
텐트와 그릴 등 기본 준비물 이외 이건 정말 아쉬웠던 것들....
- 커다란 아이스박스 : 조그만거 몇개보단 차라리 큰거 하나가 여러모로 좋은거 같습니다.
- 탁자와 의자 : 쪼그려 앉아서 밥먹고 하는거 넘 힘드네요.
- 서서 구워 먹을 수 있는 그릴
- 야삽 : 아무래도 삽질 할 일이 제법 됩니다.
- 공기베게 : 챙겨두면 유용합니다.
많은 경험이 없이 가서 일까 즐거움도 컸지만 홈리스 체험도 포함된 느낌입니다.
아무튼 " 집나가면 개고생이다"라는 광고가 실감 납니다.
하지만 고생만 한건 아닙니다.
계곡의 서늘한 바람과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고 있으면 잠시 오만한 착각에 빠져 버립니다.
"아 오늘은 날도 흐리고 덥지 않은 날이네 이렇게 시원한데 왜 온거지"
계곡이라 시원했던거지 그 시간 도심은 찜통이었네요.
좋은 콘도나 펜션에서 놀다 온 기억보다 이렇게 텐트치고 야영하고 함께 고생했던 기억이 더 강렬하고 가족을 하나되게 해주는 거 같습니다. 또 자신감도 생기고 다음 기회엔 더 재밌게 보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야영장에서~~~
맨손으로 물고기 잡기
처음 계곡에 당도했을 때 물가에 송사리가 많이 보였습니다.
주니와 이모들은 함게 송사리와 다슬기를 잡으며 좋아했습니다.
주니는 혼자 300여마리의 다슬기를 잡으며 "다신" 소리를 듣고 있었는데...
돌 좀 있고 물이 채 30cm 안되 보이는 작은 공간에 전문가가 떴습니다.
우리가 송사리랑 다슬기 잡던 바로 그곳인데...
일단 아래쪽에 그물치고 위쪽에 물을 대충 막고 돌멩이들을 물 밖았쪽으로 던지기 시작하는데 집잃은 물고기들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하는 겁니다.
손가락 보다 조금 큰 민물고기들을 맨손으로 잡는데 마냥 신기했습니다.
까막눈 같은 제 눈으론 물고기가 안 보이는데 그걸 다 찾아내서 잡는 겁니다. 그것도 맨손으로...
거의 반 동이에 가까운 양을 잡는데 정말 놀랬습니다.
그 작은 공간에 그렇게 많은 물고기가 살고 있다니...
민물메기, 미꾸라지, 꺽지 등 정말 많았습니다.
구경하는 주니에게 꺽지 한마리를 주었더니 주니는 가지고 있던 다슬기 다 풀어주고 그 한마리를 가지고 너무 신나하는 겁니다. 저도 잡아 볼까 했는데 이미 다 훝고 간 뒤라 물고기도 거의 없었고 잡을 뻔 한것도 번번히 놓쳤습니다.
알아도 못하니 아무나 다 잡는건 아닌가 봅니다.
나중에 무인도나 이런데 가도 물고기를 맨손으로 잡을 순 있을거 같습니다. ^^
물고기 집이 다 없어져 물고기가 다시 살기는 힘들거 같습니다.
아무튼 사람 손 타서 멀쩡한 건 없는듯...
돌 몇개를 원래대로 물에 넣어 봤지만 자연이 만든 집과는 많이 다른 느낌입니다.
찬 이슬을 맞으며 하룻밤을...
서서히 해가 저물고 주변이 깜깜해 지기 시작했습니다.
짐을 대충 정리하고 자리에 누웠는데 이건 뭐 드넓은 텐트안에서 누울 수 있는 공간이 거의 없습니다.
아래에서는 차가운 습기가 올라오고 텐트 곳곳에 거대 바위돌이 떡 버티고 있어 눕지도 못하고
다른 텐트에는 와이프와 처제들 주니가 자고 있어 좁지만 따뜻해 보이는데
제가 자는 텐트는 리니와 둘이 자는데 훨씬 좁고 추웠습니다. ^^
여름에 추운것 때문에 투덜되다니... ^^
추우니깐 자꾸 화장실을 가게 되고 오직 날이 밝기만을 기다렸습니다.
8시 지나 해떨어지고 누워서 다음날 해 뜰때까지 그 시간이 어찌나 길던지...
산에서의 밤은 한없이 길기만 했습니다.
1박2일 보면 텐트도 없이 잘도 자고 그러던데 직접 경험하니 연예인들이 존경스럽네요^^
돌뿌리와 습기를 경험하고 나니 더 없이 절실히 느끼는건 야영은 야영장에서...
해 뜨자 마자 일어나 밥해먹고 물놀이를 또 했습니다.
이번 여행에 주인공은 주니 같습니다. 완전 물만난 물고기입니다.
추운데도 굴하지 않고 절대 물에서 안 나옵니다.
종일 물에서 살아서 퉁퉁 불었네요.
저도 같이 물속에 들어가서 온몸을 적셔줬는데 정말 시원합니다.
여름엔 계곡이 최고인거 같습니다.
계곡에서의 1박2일을 마무리하고 집으로 나섰습니다.
물론 그냥 돌아 가기 아쉬워 오다가 본 구석기 선사유적지를 둘러 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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