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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6. 29. 18:45


정희성, <저문 강에 삽을 씻고>

흐르는 것이 물뿐이랴.
우리가 저와 같아서
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
거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
일이 끝나 저물어
스스로 깊어 가는 강을 보며
쭈그려 앉아 담배나 피우고
나는 돌아갈 뿐이다.
삽자루에 맡긴 한 생애가
이렇게 저물고, 저물어서
샛강 바닥 썩은 물에
달이 뜨는구나.
우리가 저와 같아서
흐르는 물에 삽을 씻고
먹을 것 없는 사람들의 마을로
다시 어두워 돌아가야 한다.



퇴근시간이 되니 오늘 하루 뭘 했는지 그저 멍합니다. 
뭘 했든 열심히 했다면 하루를 잘못보낸건 아니겠지요. 
그래도 이 허전함은 뭔지... 
아홉수에 다달아서 일까. 
시간 가는게 두렵습니다. 

무언가를 이루려 하는 건 아니지만 그저 앞으로 무난히 잘 살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듭니다.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고 
잘 하는 것도 중요한데 
알맹이가 없습니다.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없으니 그저 휩쓸려 갈 따름입니다. 
그러니 허전할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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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까오기